동화 구연

아낌없이 주는 나무

봄내음다올 2019. 6. 23. 15:22

 

 

[아낌없이 주는 나무]

 

옛날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요.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지
요. 소년은 매일 나무에게로 와서 놀았어요.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기도 했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고도 따 먹었어요. 숨바꼭
질을 하다 피곤하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어요. 소년은 나무를 무척
사랑했고 나무는 행복했어요.

 시간이 흘러갔어요. 소년도 점점 나이가 들었어요. 그래서 나무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어요. 그러던 어느날 나무가 말 했어요.


"애야, 나무에 올라가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재미있게 놀자."


"난 이제 나무로 올라가 놀기에는 다 커 버렸는걸. 난 돈이 필요해."


"미안하지만 네겐 돈이 없어. 나뭇잎과 사과밖에 없어. 사과를 따다 팔
면 돈이 생기고 행복해지겠지."

 

그래서 소년은 나무 위로 올라가 사과를 모두 따서 가져갔어요. 나무는
행복했어요.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고
나무는 슬펐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돌아왔어요. 나무는 기쁨에 넘쳐 몸을 흔들어 말
했어요.

 

"얘야, 나무에 올라가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재미있게 놀자."

 

"난 나무에 올라갈 만큼 한가롭지 않단 말야. 내겐 다뜻하게 해 줄 집이
필요해."


"난 집이 없는데.. 하지만 내 가지들을 베어다가 집을 지으렴. 그러면 행
복해질 거야."

 

소년은 나무의 가지들을 베어서는 집을  지으러 갔어요.. 나무는 행복했어
요.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소년이 돌아오자 나무는 너무 기뻤어요.

 

"나하고 놀자.'

 

"난 너무 나이가 들어 놀 수가 없어.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갈 배 한 척이
있어으면 좋겠어. 너 내게 배 한 척 줄 수 없겠니?"

 

"내 줄기를 베어다가 배를 만들렴. 그러면 너는 멀리 떠나갈 수 있고..
그리고 행복해질 거야."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베어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났어요. 나무는 행
복했어요.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이 다시 돌아왔어요.

 

"얘야, 미안하다. 이제는 네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어. 사과도 없
고.."

 

"난 이가 나빠서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내게는 이제 가지도 없으니 네가 그네를 뛸 수도 없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를 뛰기에는 난 이제 너무 늙었어."

소년이 말했어요.

 

 

"내게는 줄기마저 없으니 네가 타고 오를 수도 없고.."

 


"나무를 타고 오를 기운이 없어."


"무언가 네에게 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네게 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단 말야. 나는 늙어 버린 나무 밑둥일 뿐이야. 미안해."


 "이제 내게 필요한 건 별로 없어 . 앉아서 쉴 조용한 곳이나 있었으면 좋
겠어. 난 몹시 피곤해."

 

소년이 말했어요.

 

"자 ~ 앉아서 쉬기에는 나무 밑둥이 그만이야. 얘야. 이리로 와서 쉬
렴.'

 

소년은 나무의 말대로 나무 밑둥에 앉아 쉬었어요.  나무는 행복했어요.
나무는 언제까지나 소년과 함께라면 행복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