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뚤귀뚤 ~,
사랑의 세레나데. 평화로운 가정의 배경음악
절기는 어김없이 알아서 제 갈 길을 갑니다.
가을의 전령(Messenger)인 귀뚜라미가 귀 둘 귀뚤 가을 노래를 불러댑니다.
저 힘찬 울음은 수컷들이 내는 것으로, 다른 수컷들을 겁주고
뭇 암컷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저런답니다.
따라서 예사로운 '풀벌레 소리'로만 치부할 일은 아닙니다.
부탁컨대, 저들의 지저귐을 애틋한 '사랑의 세레나데'라 여기고 들어 보시지요.
귀뚜라미는 메뚜기목 귀뚜라미과의 곤충으로, 말똥말똥한 눈을 가진 것이 온몸은 흑갈색이고
복잡한 점무늬가 있고 몸길이는 18mm 정도입니다.
암컷은 늦가을에 산란관을 흙이나 식물에 꼽고 50~100개의 알을 낳습니다.
알은 이듬해 봄에 부화하며, 유충(애벌레)은 번데기 시기가 없는 직접 발생을 하기에 어미를 쏙
빼닮았지만 아직 날개는 없지요.
유충은 8~10일 허물을 벗으면서 성충(어른벌레)이 되며,
그들은 2개월여 동안 살다 짧디 짧은 한살이(일생)를 끝냅니다.
날개를 비벼 소리를 내는 일종의 마찰을
먼저 귀뚜라미가 어떻게 귀뚤귀뚤 소리를 내는지 그 원리부터 알아봅니다.
요새는 거의 쓰지 않지만 옛날엔 집집마다 빨래판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귀뚜라미(Cricket)가 내는 소리는 빨래판을 막대기로 문질러 내는 소리,
머리빗을 손톱으로 긁어서 내는 소리와 같은 마찰 음입니다.
수컷의 오른쪽 앞날개 밑면에 있는 무수히 많은 까칠까칠한 줄처럼 생긴
시맥과 왼쪽 앞날개 윗면에 있는 발톱처럼 생긴 마찰 편을 문질러 소리를 냅니다.
즉, 오늘 쪽 날개를 왼쪽 날개 위에 올려놓고 힘주어 비빌 때마다
귀뚤 귀둘 소리가 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귀뚜라미는 종에 따라 날개의 구조가 달라서 다른 소리를 낸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온이 높을수록 울음 속도가 빨라지는데 보통 13℃에서 1분에 62번을 운다고 합니다.
이렇게 귀뚜라미는 온도에 민감하기에 '빨리 알기는 칠월 귀뚜라미'란 말이 있지요.
음력 칠월만 되면 울기 시작하는 귀뚜라미처럼
온갖 일을 다 아는 체하거나 영리하고 눈치 빠름을 빗대 이르는 속담입니다.
[기아 상태에 성 동족도 잡아먹는 케너 벌 리즘]
귀뚜라미는 베짱이와 가깝고, 세계적으로 900여 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애 귀뚜라미, 알락귀뚜라미, 왕귀뚜라미 등 10여여 종이 살고 있으며,
사람에겐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성으로 다른 곤충이나 유기물, 버섯, 이런 식물들을 두루 먹으면,
기아 상태에서는 동족을 잡아먹는 캐너 벌 리즘(Canibalism)도 한답니다.
귀뚜라미를 한자로 '실솔 '이라 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행운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 조롱에 넣어 키우고,
아직도 그들은'귀뚜라미 싸움'을 즐기는데 오목한 접시에 수컷 두 마리를
집어넣어두면 죽기 살기로 싸운답니다.
투계, 투견도 모두 수놈들을 시키니 싸움질은 수컷들의 본성일까요?
그런데 분명 싸움을 시키기 위해서는 귀뚜라미를 며칠 굶겼을 것을 앞에 말한
동족 살생'에서 추리할 수 있을 겁니다.
'"방에서는 글 읽는 소리, 부엌엔 귀뚜라미 우는 소리다."란
속담은 공부하는 분위기가 잘된 평화로운 가정을 일컫는 것이지요.
'삼희성이란 말이 있습니다.
'아낙네의 다듬이질 소리, 글 읽는 소리, 갓난아이 우는 소리' 말입니다.
정말로 마음을 파고드는 아쉽고 그리운 말인데.....
게다가 두툼한 돋보기를 걸친 백발 할아버지가
책을 읽다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이 그리 좋을 수 없다지요?
모름지기 독서는 치매 예방에도 으뜸이랍니다. 월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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