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먹을 수 있는 '참꽃', 먹지 못한 '개꽃'

봄내음다올 2023. 3. 12. 12:55

먹을 수 있는 '참꽃', 먹지 못한 '개꽃'

개나리의 '개'의 의미

 그런 봄꽃 가운데 '개나리'는 이름만 놓고 보면 참 못난 꽃입니다. 
이름에 '개'가 붙어 있으니까요.


개나리뿐 아니라 어떤 말앞에 '개'가 붙으면 대개 나쁜 의미로 바뀌게 됩니다. 
접두사 '개'에는 크게 세 가지 뜻이 있는데 우선 '헛된' 또는 '쓸데없는'의 뜻을 나타냅니다.


'개꿈'과 '개죽음'이 그런 말들이죠


 흔히 '개꿈'이 라고 하면 꿈에  개가 등장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는 개의 등장과 상관없이 그냥 특별한 내용도 없이 어수선하게 꾸는 꿈'을 의미합니다.


'개'는 '정도가 심한' 의 뜻을 더해 '개고생'이나 '개망신'처럼 쓰이고, '야생 상태의',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 등의 뜻을 나타내 개머루나 개살구 같은

 말을 만들기도 합니다.


'개나리도' 백합과의 여러살이 풀인 '나리' 중에서 가장 볼품없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뚝심이 있는 개나리


 그런 개나리의 작은 꽃망울에는 북풍한설을 견뎌낸 뚝심이 배어 있습니다. 
그 강인함으로 나리꽃 중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고,

가을엔 귀한 약재도 내놓습니다


개나리의 열매를 한방에서는 연교라 하는데 염증성 질환과 종기를 치료하는 데 쓰입니다. 


개나리의 꽃눈은 이전 해에 만들어지고, 이후 낮은 온도에서 일정한 시간을 보내야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힙니다.


 이런 것을 두고 '춘화현상' 리라고 합니다.


겨울을 보내지 않은 개나리가 꽃을 피울 수 없듯이 세상살이의 이치도 이러합니다.

 

 

 


달래꽃 중 최고의 꽃, 진달래


 이름으로만 따지면 개나리와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 꽃이 '진달래'입니다. 
그 이름에는 달래꽃 중 최고의 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배곯기를 밥 먹듯이 하던 그 옛날, 주린배 를 채워 주던 고마운 꽃이어서 '참꽃'으로도 불립니다.
'참꽃' 외에도 진달래를 가리키는 이름은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두견화입니다.
두견새와 관련한 전설에서 나온 이름인데, 
그 가운데 옛날 중국의 천신두우의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진달래와 관련된 전설[ 천신 두우의 이야기]

 

  사람을 사랑해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두우는 백성을 모아 촉나라를 세웁니다.
 하지만 두우가 다스리던 촉나라가 위나라에 멸망하고. 도망친 두우는 복위를 꿈꾸지만 끝내 죽고 맙니다.


죽은 두우는 두견새로 다시 태어나는데, 이 새는 '촉나라를 돌아가고 싶다'고 

밤낮으로 "귀촉 귀촉" 하고 울었다 합니다.


그 때문에 두견새를 귀촉도라고도 부르며.
그렇게 울면서 토한 피가 떨어져 붉게 물든 꽃이 진달래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한 편의 소설이나 영화 같은 전설입니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이 중국에서는 "귀촉 귀촉" 하고 운다는 
두견새의 소리가 우리나라 사람 귀에는 '접동 접동'으로 들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견새는 우리 국어사전에 '접동새'로도 올라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사람들은 '두견화'와 함께'접동꽃도 많이 씁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은 '접동꽃을 진달래의 제주 방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지-구글

 

 

 

영산홍과 철쭉


 진달래와 함께 우리 산과 들을 붉게 물들이는 꽃으로 흔히 '연산홍'으로 불리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산홍은 잘못된 이름입니다.


백과사전 등에 이 꽃이 영산홍(연산홍)'으로도 올라 있어 
'영산홍'과 연산홍'이 모두 바른말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산을 붉게 비치게 한다'는 뜻의 한자말 '영산홍(映山紅)'이 바른말입니다.
이 꽃은 일본이 원산지여서 '왜철쭉'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우리의 철쭉은 영산홍보다 키가 더 큽니다.


이런 철쭉은 독성이 있어 사람이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달리 부르는 말이 '개꽃'입니다.


먹을 수 있는 진달래를 '참꽃'으로 부르는 것 과 비교하면,
 과거 먹고사는 것이 얼마나 절박한 일이었는지 짐작하게 하는 이름입니다.
-월간지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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